기념일을 앞두고 강동구 쪽 오마카세를 찾다가 천호점 평이 좋아서 예약했습니다. 강남권 오마카세는 1인 15만원 이상이 기본인데 여기는 점심 코스 8만원대, 저녁 코스 12만원대로 시작해 부담이 덜했어요.
저녁 코스로 갔는데, 사시미 4종 → 알 → 광어 → 도미 → 참치 뱃살(오토로) → 새우 → 보리새우 → 성게 → 장어 → 차완무시 → 미소시루 → 디저트 순으로 약 18피스가 나왔습니다. 한 피스 한 피스 셰프님이 직접 쥐어주시면서 어떤 산지에서 온 어종인지, 어떤 양념을 발랐는지 설명해주시는데, 이런 디테일이 분위기를 한 단계 끌어올리더라고요.
가장 인상 깊었던 건 도미와 참치 뱃살. 도미는 살짝 숙성된 풍미가 일품이었고, 오토로는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텍스처에 같이 간 사람과 동시에 “와” 소리가 나왔습니다. 새우는 살아있는 것을 즉석에서 처리해주셔서 단맛이 강했고, 보리새우는 탄력이 살아있어서 식감 차이가 명확했어요.
분위기는 12석 카운터석 위주로 되어 있어 셰프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고, 옆 자리와도 적당히 분리돼 있어 데이트나 기념일에 정말 잘 맞습니다. 직원분들 응대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 잔이 비기 전에 음료를 채워주는 세심한 서비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.
점수를 모두 만점에 가깝게 매긴 이유는, 오마카세에서 흔히 가성비 또는 분위기 중 하나가 빠지는데 이 집은 둘 다 챙겼다는 점입니다. 강동/천호권 근처 사시는 분이라면 가까운 강남까지 갈 필요 없이 여기로 충분합니다. 다음 기념일에도 다시 갑니다.
팁: 예약은 네이버 또는 캐치테이블에서 미리 잡아야 하고, 토요일 저녁은 한 달 전에 풀이 차는 듯합니다. 점심 코스로 먼저 맛보고 마음에 들면 저녁을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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